모스크바 겨울
러시아의 계절에 대하여 말씀 드릴려 합니다. 밖은 눈보라가 살살 치고 있지만 실내에서는 반바지 차림입니다. 따듯한 외투를 항상 입고 안엔 차근차근 벗고 다닐수 있도록 반팔옷과 스웨터를 입고 다니는 경우가 있습니다.
먼저 겨울 .. 사람들은 11월 부터 2월 또는 3월 .. 이렇게 말합니다.
그렇지만 10월 말 첫눈이 오면서 시작된 겨울이... 4월 초까지 계속 됩니다.
이 기간은 거의 햇빛을 보기 힘들다고 보아야합니다.
쉴 새없이 눈발이 칩니다.
러시아에 와서야 뿌쉬킨의 [눈보라;미쩨엘]이 이해가 됩니다.
눈발은 천사들처럼 또는 악마들 처럼 옆으로 옆으로 화살처럼 날립니다.
자동차 길과 사람다니는 길은 눈치우는 차가 다니면서 퍼내니까...
눈은 녹는 적이 거의 없어서.. 사람다니지 않는 길은 무릎까지 보통 쌓여있습니다.
그래서 주말이면 모스크바 시내 곳곳에 있는 커다란 숲속에는
크로스 컨트리를 하는 사람들이 자주 눈에 뜨입니다.
노인에서부터 아이들 까지 다양합니다.
보통 눈이 내리는 날은 영하 15 - 20 정도이고.. 해가 나는 날은 그보다 더 춥습니다.
영하 30도 되는 날이 총 일주일 정도 있었습니다.
문제는 바람입니다. 바람이 없는 날은 따듯하게 느껴질 지경이니까요..
그렇지만 실내는 중앙에서 공급하는 온방기가 잘 나와서 춥다는 것을 거의 모르고 삽니다.
그리고 3월이 되면 눈이 뜸해지면서 봄이 올 채비를 합니다..
간간히 따듯해지기도 하구요.
3월 말이 되면 나무가지에 잎사귀들이 귀엽게 몽땅거려 나올준비를 합니다.
4월 어느날 그게 터지죠.. 그럼 걷잡을수 없이 날은 따듯해집니다.
잎사귀도 갑자기 커지기 시작합니다. 그렇지만 방심은 금물.
그러다 갑자기 눈이 오기도 합니다.
하다못해 5월에도 눈이 살짝 뿌리는 것을 보았으니까요.
5월이 되면 본격적인 봄입니다. 추위의 기습, 또는 이상기온을 대비해
6월 7 월 8월은 가장 행복한 시절입니다.
사람들은 긴 휴가를 떠나고 소나기가 뿌리고 지나가지만 청명한 하늘, 자기 모양을 만들고 바꾸어가는 구름들을 볼 수 있습니다.
기온은 이상기온이 아니라면 20 - 28 정도이고 가장 더울때 30-31정도 입니다.
그렇지만 습도가 안높아서 30도가 넘더라도 숲 속에선 땀이 곧장 식는 답니다.
강가와 호숫가 곳곳에선 사람들이 수영하고, 도시 곳곳에서 분수대가 뿜어져 나옵니다.
어찌나 빨리빨리 서둘러서 풀과 열매들이 자라는는지...
숲 곳곳에선 비키니를 입고 반바지를 입고 일광욕을 하는 사람들을 볼수 있습니다.
9월이 되면 나뭇잎들은 황금색 옷을 가라입고 가는비가 내리다가 맑은 하늘이 되기도 하고... 뿌쉬킨이 말한 "황금가을"입니다. 장관입니다.
중심지를 조금만 벗어나면 온통 숲숲숲이라.. 그러다가 잠시 그 가을을 즐기지 못하고 한눈을 파는 사이 가을은 너무 빨리 달아나버립니다.
10월 중순까진 그렇게 아름답고 촉촉하게 사람의 감성을 빼놓고...
이제 겨울이 다시 시작합니다... 질퍽질퍽하고.. 냉랭한...
물론 변덕도 많고 이상기온도 많지만 러시아의 계절을 말씀 드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