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방송의 인터넷 보도가 계기였다. 인터넷은 20일 정보당국자를 인용해 “대선에서 승리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다음달 한국인 사위를 맞게 된다”며 “윤준원(28)씨가 푸틴의 막내딸 예카테리나 푸티나(26·애칭 카탸)와 조만간 결혼할 것”이라고 전했다.
방송은 결혼 날짜는 다음달 7일로 예정된 푸틴의 대통령 취임 직후일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에 오전 한때 가스관 관련 주식들도 치솟았다. 대동스틸 주가는 11.7%까지 급등했었다.
푸틴의 첫딸인 마샤의 남편도 네덜란드인이다.
이에 대해 윤씨의 아버지 윤종구 전 해군 제독(현 재향군인회 국제협력실장)은 기자에게 “아버지가 모르는 결혼이 있을 수 있느냐”며 부인했고
CBS는 특별한 설명 없이 인터넷에서 기사를 내렸다.
결혼설 당사자인 윤준원씨도 이날 TV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결혼설은 사실무근”이며
“푸티나와 10여 년 동안 교제를 해왔지만 1년 반 전 언론을 통해 결혼설이 불거지면서 만남이 끊겼고
현재는 가끔 연락만 주고받는 사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에 입국한 것도 보도에 나온 것처럼 결혼준비 때문이 아니라 회사 업무차 왔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윤씨는 러시아 석유회사인 루코일을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카테리나 블라디미르 푸티나(26세.애칭 카탸)
그럼에도 ‘푸틴의 한국 사위’는 본지가 2010년 10월 29일 “푸틴 막내딸 한국 시집온다”는
제목으로 1, 2면에 보도한 이래 여전히 살아 있는 주제가 되고 있다.
당시 본지는 카탸와 윤씨가 그해 8월 22일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동북의 아바시리(網走) 리조트에서 휴식하던 윤 전 제독 부부를 찾아와 인사했고,
두 사람은 윤 전 제독과 함께 있던 권철현 주일 한국 대사에게도 인사했으며 윤 전 제독이 결혼 사실을 확인해줬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었다.
당시에도 윤종구씨는 이를 부인했다.
2년 전 보도 이후 간간이 드러난 윤준원씨의 행적이 그렇게 해석되기 때문이다.
2010년 윤씨는 “카탸와 헤어졌다. 어디 있는지 모른다”고 했으며 또 모스크바 삼성전자를 퇴직하는 아픔도 겪은 것으로 보도됐다.
그러나 그의 집을 잘 아는 지인은 당시 ‘미국에서 유학 중인 카탸를 만나러 미국으로 간 것’으로 전했었다.
러시아는 공식적으론 결혼설을 부인했지만 배경엔 해석의 여지가 있다.
당시 러시아 정보 당국은 기자에게 모종의 경로를 통해 ‘추가 보도 자제’를 요청했는데 이유는 ‘카탸의 경호에 어려움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보 당국은 이를 “체첸 분리독립파의 테러를 걱정하는 러시아는 미국에 있는 카탸와 그의 연인 윤씨에게 화가 미칠 것을 경계한 것”이라고 봤다.
이후 2년 가까이 두 연인의 사랑 전선에 이상이 생긴 것 같지도 않다.
지난해 하반기에도 정보당국의 책임 있는 고위 당국자는 “둘이 잘 사귀고 있다”고 확인했다. (중앙일보 스크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