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로 로시아] 흑해 명물 ‘진흙탕’을 아시나요?
땅속 수천m서 솟아… 미네랄 풍부
관광객 몰려 전신목욕·머드팩 즐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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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흑해(黑海) 연안 도시 아나파에서 30여㎞ 떨어진 슈고 화산(火山). 진흙이 30m 공중으로 솟구쳤다. 진흙이 땅에 떨어지면서 주변은 그야말로 온통 진흙투성이다.
세계에서 보기 드문 진흙 화산지대를 찾은 관광객들은 진흙을 뒤집어 쓰면서도 즐거운 표정이다.
러시아의 진흙 화산지대는 아조프해에서 흑해사이에 이르는 2000㎢사이에 분포한다. 진흙 분출구의 높이는 해수면에서 불과 100m 정도. 하지만 진흙은 지하 수백 수천m 아래에서 솟구쳐 나온다.
슈고 화산은 지난 12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진흙이 분출된 화산은 세 곳으로 직경이 불과 1m 남짓에서 큰 것은 20m 정도였다. 화산 관리인 드미트리 페트렌코(57)는 “화산이 발견된 지 200년 됐지만 이런 활동은 50년 만에 처음”이라며 “화산 활동 소식이 알려지며 주변에서 수많은 관광객과 학자들이 몰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분출된 진흙은 흘러내리다가 일부 지역에서 괴어 진흙탕을 만들었고, 관광객들은 그 속에 들어가 목욕을 즐겼다. 탕 속은 미지근했고,
염도가 높아 몸이 둥실 뜰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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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파에서 카프카스 항구에 이르는 90㎞구간에 이르는 타마니 지역에는 그니나야산, 바옌나야 고르카, 침발리 등 진흙 화산이 집중 분포해 있다.
지난 수십년 동안 화산 활동을 멈추고 휴화산이 된 곳도 수십곳이었다.
지질학자들은 “진흙 화산대가 형성된 흑해 연안은 유라시아, 아라비아, 아프리카 지각판이 만난다”며
“형성 연도는 2500만년 전쯤으로 추정된다”고 말한다.
타마니 지대에 분포된 화산은 모두 70여 개다. 진흙덩이를 보면 활동을 멈춘 지 얼마가 지났는지 알 수 있다고
물리학자이자 탐험가 이고르 가르시코프(44)는 말했다.
타마니 진흙 화산지대 존재가 알려진 것은 제정 러시아 시대인 1820년부터다. 당시에는 지진이 잦은 이곳에서 나타난
신비한 지각 활동으로만 여기며 별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 학자들이 진흙 화산지대에 대해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학자들은 화산지대 진흙에서 ‘하이드로 콜로이드’(친수 물질)와 다양한 천연미네랄이 함유돼 있고,
아토피성 피부염과 피부 미백효과도 있다고 연구 결과를 내놓고 있다.
아나파 시 당국은 이에 힘입어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는 한편 이곳의 화산 진흙과 진흙을 원료로 한 머드팩을 시작했다.
시청의 알렉세이 스미르노프(52)씨는
“흑해 진흙에는 70여 가지 미네랄 성분이 함유돼 있어 피부 재생 효과에 효과를 보이고 있다”고 자랑했다.
(조선일보 스크랩)